교수노조 성명서 - 성급한 구조개편과 폐과 논의 중단하라
성급한 구조개편과 폐과 논의 중단하라
2023년 2학기부터 진행 한 2025년도 학사단위 구조개편안의 원래의 취지는 학교의 발전과 입시경쟁력을 갖추고 글로컬대학의 선정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목표이자 기본취지였다. 이런 대전제에서 현재의 단과대학의 단위를 넘어서는 대단위 모집을 제시하고 그 안에 현재의 단과대학의 크기와 비슷한 행정단위를 만드는 것이 윈칙이었다. 그러나 약 5개월이 지난 현재의 구조개편안을 보면 이러한 취지는 사라지고 아무런 개혁이나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한 방향은 존재하지 않는 ‘누더기’ 구조개편안으로 전락했다. 이에 교수노동조합은 구조개편위원회의 문제점을 제기한다.
첫째, 구조개편위원회의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 현재 운영중인 단과대학 중 사회과학대학, 의과학대학, 미래융합대학, 사범대학은 기존의 단과대학을 그대로 유지를 하고, 인문콘텐츠대학, 문화관광대학 그리고 문화융합대학만 찢어져서 글로벌비지니스대학, IT(디지털) 컨텐츠대학 그리고 예술스포츠대학으로 편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단과대학의 해체를 강력하게 반대를 했던 일부 단과대 학장님들의 의견을 반영이 되고, 그러지 않은 단과대학들만 해체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써 구조개편위원회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둘째, 구조개편위원회의 의견 조율과 중재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 구조개편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교수들의 자유로운 의견의 수렴과 학과, 단과대학 등의 의견을 취합, 조율하는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우리는 판단한다. 그 결과 지난 20일 공청회와 21일 사범대 간담회에서 표출되었듯, 모든 구성원들이 졸속이라는 우려와 비판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구조개편위원회는 의견을 조율하고 중재하는 기능을 더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획처장은 학사 단위별 의견 수렴 체계에만 기대지 말고 개별적으로 만나서 청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학교 전체 입학정원의 10%인 약 250여명의 자율전공 선발인원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입학지표나 중도탈락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학과들의 정원을 강제로 감축하거나 폐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S등급을 받아 살겠다며 가장 열등한 놈을 골라 배 밖으로 던지는 반지성적 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 더욱이 이 당장의 해결책이 우리 대학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고 회복할 수 없는 패착이 된다면, 과연 누가 이것을 책임질 수 있는지 무거운 마음으로 물어야 한다. 당장 확답할 수 없다면 무도한 폐과 논의보다는 함께 당장의 위기를 건널 방도를 찾아야 한다. 반드시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대안까지 치밀하게 마련해야 한다.
지금 전주대학교에는 불안한 공기가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지금 구조개편과 폐과를 두고 보이는 본부의 행태는 졸속이자 무도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구조개편 논의는 글로컬대학 선정을 목표로 우리의 모든 변화를 이끌어 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돌이켜보자. 지난 연수 때 글로컬대학 자문을 하신다는 모 강사님이 그랬듯 구성원이 원하고 구성원이 잘 할 수 있으며 또 그렇게 해야 할 미래를 그리고 있었는지? 아니면 교육부가 그린 그림에 우리를 맞추려 했는지 말이다. 이와 같은 큰 문제를 두고 우리 대학 당국이 보인 경과는 참으로 안타깝다. 시간을 두고 본질로 접근해야 할 당면의 문제를 몇 월까지 해결해야 할 당장의 문제로 접근한 탓에 대학 모든 곳에 불신과 불화만 낳았고, 강렬한 반대에 부딪히자 이제는 구조개편과 글로컬은 별개라고 공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우리의 당면 과제는 당장의 문제 앞에서 또 다시 실종되고 말았다. 결국 자유전공 250여 명을 어떻게든 모아야겠는데, 반대가 극심하니 결국 가장 모자란 것들부터 정리하자고 나서게 된 것이다. ‘졸속’이 비판 받자 ‘무도한’ 칼을 들겠다고 하는 셈이다.
이사장님, 총장님께 묻습니다. 이것이 이사장님, 총장님이 원하는 대학의 리더십입니까? 하나님의 대학이라면서 살기 위해 약자를 죽이는 방법을 취하는 것, 이것이 정말로 이사장님, 총장님이 생각하신 학문 공동체의 모습입니까? 본부 당국자들에게 묻습니다. 우리 최고의 지성 집단이 선택할 방법이 과연 적자생존의 원리밖에 없는 것입니까? 한 번 바꾸고 없애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기한 쫓겨 밀어붙이는 것이 정녕 온당합니까?
각 학문 분야는 비유하자면 나무와 같다. 어느 해 잠시 열매가 시원치 않다 하여 대번에 밑둥을 쳐버리고 나면 다시는 그 열매를 맛볼 수 없다. 대학은 바로 그 고유한 나무 하나하나가 모여 이루어지는 숲이다.
2024년 3월 22일
전주대학교 교수노동조합 올림